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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악, 떨어진 배꽃을 다시 봄으로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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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은 사실 봄이 끝날 때 떨어지는 꽃이다. 여름을 알리는 꽃인 것이다. 우리의 전통음악도 해방 초기, 80년대말의 부흥기를 지나서 이미 떨어진 배꽃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다시 봄을 그리고 르네상스를 맞이해보자는 우리 민족 음악인들의 뜻이 한데 모여져 전통음악의 새 희망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지난 16일, 연변대학 예술학원 종합실천극장에서 열린 연변전통음악연구회 설립 1돐 기념 연주회가 그 상황을 잘 대변해주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이날 공연은 우리 주 각 전문단체들과 민족악기 전문인들로 구성된 메아리악단의 합주 <고향산 기슭에서>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정다운 고향산의 아침풍경을 양금, 옥류금, 가야금 세가지 타현악기가 온화하면서도 부드러운 연주법으로 묘사한 데 이어 단소와 저대의 맑고도 청아한 음색, 개량해금의 재치 있는 기교가 귀맛을 끌어당겼다. 늘 가까이에서 듣던 대중음악이 아니기에 관중들에게 있어서도 다소 어색한 면이 있지 않을가라는 우려와는 달리 우리 가락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며 장단에 맞춰가고 있는 의외의 모습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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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하나하나까지 살아 꿈틀거리게 하는 사물놀이의 그 신명이여.



지난 1년간 부지런히 씨를 뿌려온 메아리악단에 있어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연변전통음악의 부흥을 위해 새롭게 출범한 연변조선족전통음악연구회는 당시 매달 1회에 전통음악공연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는 약속을 공약했다. 누가 보더라도 빠듯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회원들의 의지와 로고에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 총 8차례의 다양한 공연을 시도해온 연변조선족전통음악연구회 산하 메아리악단, 그중 전 주 음악교원들을 상대하여 펼친 ‘우리 음악 콘서트’ 공연은 우리 전통음악을 최일선 음악교육자들에게 보급 할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도였고 그 효과 또한 적지 않았다. 특히 공연 때마다 풍부한 해설이 더해져 관객과의 소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점이 매우 발전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 밖에 정식공연장이 아닌 라이브빠 연주홀에서 현대적 감각을 위주로 편곡하여 전통의 음률을 거리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시도된 제4회 공연 등 색다른 시도의 공연문화는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바가 있다. 보다 손쉽게 그리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저 하는 연구회의 노력은 단순히 민족음악의 부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대중들에게 다양한 음악의 체험과 삶을 풍성하게 해주려는 예술인들의 직업정신이 녹아있는 것이다.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전통악기들의 향연에 이어 안기옥산조의 전승자인 김진 선생의 제자 림위성이 가야금독주를 선보였다. 그가 연주한 안기옥의 <지진모리>는 활기와 진취성을 기본으로 긴장성과 적극성의 선률적 표현을 짙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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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리승민 학생의 저대독주 <들판에서>.


 


민족악기 전문인들의 뒤를 이어 연길시제3중학교에 재학중인 리승민 학생의 능수능란한 저대독주가 눈길을 한몸에 받았다. 자라나는 음악계 꿈나무들의 육성에 중점을 두었던 본 연구회는 재능기부 형식의 우리 전통음악의 보급에서도 어느 정도 의미를 거두었음을 설명해주었다. “집에서 혼자 저대를 연주할 때 기분이 좋다.”며 수줍게 말을 꺼내던 그의 꿈은 과학자, 의외의 반전을 선물해 관중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과거를 잃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있을  수 없는 법,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치를 살릴  때 우리가 바르게 선다는 것이 전통음악연구회가 추구하는 리념이다. 현재 소학교 전통음악교육을 위한 교육자재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얼마 전부터 연변전통음악연구회가 직접 나섰다. 이젠 학교들마다 특성에 따라 전통음악써클이 운영되고 있고 꿈나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도 마련되고 있다고 한다. 메아리악단과 함께 하는 꿈나무들의 전통음악연주회 ‘우리 전통을 이어가다’도 이러한 의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민간악기로 불리던 퉁소도 이날 무대에 나란히 올랐다. 김래억옹이 연주한 퉁소독주 <신아우>는 연변지역 퉁소의 멋과 맛을 잘 보여주며 이후 합주 형태로 무대에 오를 가능성을 높였다.

<신모듬>이라는 제목에서 나타나다싶이 흥이 절로 나는 사물놀이 가락이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북, 장구, 징, 꽹과리 4가지 악기만으로 강함과 약함, 섬세함과 강렬함, 느림과 빠름 등의 대비로 음악의 긴장감과 더불어 연주자들의 호흡이 하나로 잘 이루어져 풍요로운 전통음악의 향연을 안겨주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중석에서는 한동안 박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진정으로 그들을 향한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가 돋보이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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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인 리상호 가수의 <여량수레 령 넘어가네>.

 

연변전통음악연구회 박서성 회장은 “아직도 헤쳐나가야 될 부족점들이 있지만 농부의 땀방울처럼 지난 1년을 보낸 것같이 앞으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이러한 노력이 연변 전통음악만을 살릴 뿐만 아니라 연변음악계 및 전체 지역사회에 우리 전통을 찾고 전통을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새로운 전통음악 현상의 극대화를 불러일으킬 것을 확신한다.”며 “전통음악의 새 봄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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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면서도 힘이 넘친 리동식 지휘자의 몸짓에 맞춰 전통악기마다 아름다운 선률을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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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끝났지만 관객들의 박수는 한동안 끊이질 않았다.

 

글·사진 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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